대학가(2008년 5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슬픔의 사람이 말하는 그리움, 사랑, 꿈 이야기 서준식 옥중서한 1971-1988 (노사과연, 2008) 몇 번씩이나 호흡을 멈추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거친 분노, 그러나 그마저도 품고 보듬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나의 일상적 게으름 내지는 관성과 타성에 젖어가던 무미건조한 가슴을 아프게 만들기도 하고 너무 아파 주저앉을 즈음이면 다시 아득한 위로를 주는 책들이 있다. 내게 있어, 서준식의 책이 그러하다. 닫힌 공간은 존재로 하여금 짙은 외로움에 깊은 좌절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단절의 고통은 존재로 하여금 또 다른 존재와 세상을 향한 분노와 적개심을 갖게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떤 존재들은 닫힌 공간에서 되려, 더 ‘착한 존재’가 되어 타인과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