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예지 낳은 이후, 아내 순일과 단 둘이 보낸 시간은 아마 처음인 듯. 잠시도 아이 봐줄 가족이 없는 까닭에, 늘 아내는 아이와 그 존재를 나누며 살았다. 아이들 자는 시간에도 숨 죽이며 살았고, 내가 아이들 봐주는 기껏 한나절 외출한 밖에서도 아이들 신경 쓰느라 전전긍긍했던 아내에게 어제와 오늘은 참 귀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아이들 봐준 분들이 이명희 집사님과 안해용 목사님, 그리고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이삭 언니(& 누나)네 가정이었기 때문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분들. 우리보다, 우리 아이들을 더 귀하게 맡아주실 분들인 까닭이다. 순일과 나만 있는 공간과 시간은 더없이 사치스러웠다. 무엇을 더 가져서가 아니라, 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했으니까. 순일과 많은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