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집에 가는 길. 어제는 그런 꿈을 꾸었다. 길을 걷는데, 도무지 도달할 수 없었다. 그것은 좌절이 아니었으며 어떤 환희였다. 끝없는 곡절과 리듬이 도상에 있었다. 몸은 따뜻했고 정신은 조금씩 더 맑았을 것이다. 끝을 상상할 수 없으므로 뛰지 않았다. 호흡이 조용히 흔들렸을 뿐이며, 그리하여 난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아침이 왔다. 아쉬움. 그 아쉬움이 이 밤에 아득하고 집에 가는 길이 호젓하다.

窓_ 2014.01.24

불의한 역사의 전복을 위한 시도(복음과상황, 131008)

●복음과상황 11월호_“독서선집”●복음과상황(link)에는 원고가 넘쳐 본문을 조금 들어냈습니다. 블로그엔 전문을 싣습니다. 불의한 역사의 전복을 위한 시도 (장 아메리 지음│안미현 옮김│길 펴냄│2012년) 장 아메리의 본명은 한스 차임 마이어다. 오스트리아에서 출생한 유대인으로, 1938년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합병되자 벨기에로 이민갔다. 이후 반나치즘을 위한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하였다가 1943년 7월 체포되었고, 아우슈비츠, 부헨발트, 베르겐벨젠 등의 여러 수용소를 전전하다 1945년 종전과 함께 석방되었다. 벨기에에서 체포된 유대인 2만5000여 명 중 겨우 615명이 살아 남았으며, 아메리는 그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오직 한 사람 때문에, 엄혹한 수용소 생활을 견뎌 냈지만 그 사람은 이미 죽..

길 위에서 만난 책

"길 위에서 만난 책(들)" (혹은) "길 위에서 만난 책, 그리고 사람들" 세상엔 책이 너무 많다. 좋은 책, 읽어야 할 책들만 추스려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내가 읽지 않은 책을 좋은 책이라 할 수 없고, 읽은 책이라 할지라도 실천되지 않는 책을 좋은 책이라 할 수 없다. 야마무라 오사무가 말한대로, 몸과 마음으로 읽는 책이 진짜 책이다. 길 위에서 만난 책들이어야 한다. 출근하다, 문득 떠올랐다. 내년 "청년도록" 카피는 여기서 출발한다.

view_/책_ 2012.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