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廣野…" 내가 사자를 네 앞서 보내어 길에서 너를 보호하여 너로 내가 예비한 길에 이르게 하리니… 너무도 분명한 그분의 약속이다. 약속. 하지만,… 잠시. 이곳은 "광야", 같다는 느낌이다. 사막, 눈이며 입이며 불어오는 모래바람에 씹히는 모래알갱이들. 눈을 아무리 비벼도 앞은 희미한 지평선 끝, 가물거리는 태양. 난 그 광야, 곧 없어질 발자욱 어디로 새겨야할지.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은 광야. 내 마음은 "눈밭" 같다는 느낌이다. 지난겨울, 세상을 온통 자기 색깔로 가득히 채우던 눈 내린 겨울. 얼굴이며 손이며 너무도 시려 가슴마저 서글프던 그 겨울. 내 마음은 눈밭. 누군가를 떠나보낸 그 자리엔 그 발자욱 너무도 선명히 새겨져. 오래도록 시려야할 가슴. 그 속엔 그들의 발자욱이 있다. "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