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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회사를 그만 둔다는 것

142수(link)를 보다 가슴이 조금 아팠다. 퇴사하기 1년 6개월 전, 난 안식월을 시작하며 이직을 '고민'할 것이라고 회사에 말했다. 오란 곳이 두어 군데 있었다. 회사에 먼저 말하고 만나는 것이 좋을 듯했다. 난 그것이 신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안식월 휴가 도중에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조기에 복귀해야 했다. 회사는 어려웠고, 남아야 했다. 그런데 복귀하는 날, 따끔한 질책을 받았다. 내가 다른 회사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단다. 그럴 것 같아 미리 말한 것이었는데. 다시 열심히 일했다. 난 원래 이성보다 감성지수가 높고 이상을 쫓던 사람이었는데, 어느덧 조직에선 꽤나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10년을 보낸 직장이었다. 팀원 두 명이 차례로 퇴사했다. 과정이 좋지 못했고, 난 심한 ..

view_/책_ 2013.07.09

[강의안] 책 읽기, 그 즐거운 열정에 대하여

★이번엔 '독서' 강의안을 공유합니다. 오늘 공유하는 것은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두 가지 버전의 강의안과 '부록'입니다. IVFer를 대상으로 한 것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강의는 '개론'에 가깝습니다. 강의할 때, 늘 그런 이야기를 했죠. "저는 강의의 질로 승부하지 아니하고, 강의안의 두께와 책 선물로 승부합니다.(^^)" 실제로 부록까지 합친 강의안은 상당히 두꺼웠고, 책을 한아름 싸들고 다녔습니다. 제가 만난 이들은 대부분 가난한 대학생들이었기 때문에, 보통 그들이 준비하는 강의 사례만큼, 혹은 그 이상 좋은 책을 가급적 많이 준비해서 나눠주고는 했습니다(하지만 최근엔 가난한 프리랜서로 전락한 이후, 그러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 가득입니다). 돌이켜 보면, 저에게 독서 강의는 일종의 ..

view_/문서운동_ 2013.07.02

<옥중연서> 읽기 전 단상

디트리히 본회퍼,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 지음|정현숙 옮김|복있는사람 펴냄|2013년 5월 타자를 위한 존재란, 그 자신을 던짐으로 완성된다. 그리하여 오직 의미로만 존재해야 하는 숙명을 기꺼이 수용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통념은, 그 숙명 앞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출간한 '본회퍼 선집'이 '전집'이 아니어서 아쉬웠고, 특히 연인 마리아와 주고받은 서신집이 빠져서 더욱 아쉬웠던 차에, 이번에 복있는사람에서 이 서신집을 란 애틋한 이름으로 출간하였다. 두어 달 전에 박종현 대표를 뵈었을 때, 이 책과 에버하르트 베트게의 본회퍼 전기 완연본의 원서를 보여주며 흐뭇해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정성스런 마음으로 책도 잘 만든 것 같다. 소박한 겉표지를 들어내면 본회퍼가..

view_/책_ 2013.06.26

[강의안] 글쓰기, 그 무모한 용기에 대한 서론

★전 직장에서 "문서학교"를 오랫동안 운영하고 주로 캠퍼스 학생들 대상으로 독서와 글쓰기 관련 강의를 꽤 하였습니다. 엄밀히 말해, 독서라면 모르겠으나 글쓰기는 제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없지요. 무엇보다 제 글솜씨가 미천하니까요. 그럼에도 강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어 무모하고도 뻔뻔한 용기를 감행하곤 했습니다. 몇몇 분들이 요청하셔서 지난달 장신대 신대원에서 했던 강의안을 '고심 끝에' 올려놓습니다. 이 강의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특화된 것입니다. 보통 글쓰기는 2회, 또는 3회 연속 강의로 진행했고, 이 강의안은 '서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 되면 풀 스크립트로도 만들어 올려놓겠습니다.

view_/문서운동_ 2013.06.14

인노첸티의 <빨간모자>를 통해 본 아동 성폭력 문제(서천석)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를 통해 본 아동 성폭력 문제" _서천석(2013년 6월 11일 저녁 7시 30분, 정독도서관) 다음은 강연을 들으면서 페이스북에 남겼던 단문들입니다. _"너의 이야기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어!"라는 믿음을 아이에게 갖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_아이들이 모여있고, 할머니 인형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실 속에 어른은 존재하지 않는다. _인노첸티는 의 배경인 '숲'을 도시로 묘사한다. 모든 사람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는 곳, 도시의 일상성이다. 남성/남근 중심 문화, 성은 욕구 충족을 목적으로 하는 소비 문화에 편입, 아이들 역시 자신도 모르게(혹은 사랑 받기 위해) 자신을 성적 대상화, 모두 모여 살지만 모두가 소외된 사회...가 도시의 속성..

view_/책_ 2013.06.14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대해_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에 대해_" 의 저자 샤를 단치는, 마치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하다가 죽음을 맞는 신화 속의 이카루스처럼', 독서를 통해 '소멸과 죽음에 맞서 결국 불멸에 이르는 것'을 말하더군요. 너무 비장한가요? 그는 또 이렇게도 말합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이기심에서 비롯되지만, 결국 독자가 얻게 되는 것은 이타심'이라고요. 따라서 우리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철저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며 독한 독서라는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광주 선생님의 책과 책에 대한 정의를 좋아하는데요.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책 읽기는 '일탈의 공간'이자 '수태의 성별된 시간'이라고요. 멋지지 않나요? 마음껏 '일탈을 음모하고 꿈의 놀이'를 즐기는 공간이라는 것이죠. 그런 일탈과 놀이 속에, 현실의 힘겨..

view_/문서운동_ 2013.04.19

______목사님께 추천하는 열한 권의 책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한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읽은 책에서만 추천할 수 있고, 제가 읽는 책의 범위는 지극히 한정되어 있으며 편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목록이 하나의 목록으로서 유효하다는 것, 그리고 제가 추구하는 어떤 가치에 대한 확신이 반영되어 있는 까닭에, 종종 그런 무모한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용기 내어 감히 몇 권의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저에게 내주신 '숙제'가 일반 분야 5권, 신앙/신학 분야 5권의 책 추천이었는데요, 일반 분야는 조금 넘치나, 기독 분야는 겨우 채웠습니다. 그것이 못내 안타깝습니다(아무래도 목사님께서 어지간한 기독교 분야의 좋은 책들을 읽으셨을 것 같아서 신앙/신학 분야는 최근 신간으로 제한하였습니다). ★일반 분야_ 잘..

view_/문서운동_ 2013.04.18

"공부의 삶" 너머 "공부의 길"

그달에 읽었던 최고의 책은 "복음과상황"에 소개합니다. 5월호에는 세르티양주의 과 이계삼의 을 소개했습니다. 이 좋은 책들이 널리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세르티양주와 이계삼의 공통점은, 치열한 고독이라는 전제, 그리고 ‘비틀거리면서도 쓰러지지 않는 사람이 걸음을 더 말리 내딛는다’는 각오를 가졌다는 것이다. 세르티양주가 공부의 자세와 방법을 다루고 있다면, 이계삼은 그 공부가 성스러운 독방이 아닌 거친 광야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디, 세르티양주에게 한껏 자극 받은 공부에 대한 충만한 결의가, 이계삼이 교직을 내려놓고 뛰어든 그 광야 같은 세상에서 단단한 걸음으로 펼쳐지길 바란다."(서평 중에서)

view_/책_ 2013.04.09

알렙출판사의 조영남 대표

민음사, 바다출판사 등에서 편집주간을 하시다가 2010년부터 알렙출판사를 만들어 주로 인문, 철학 부문의 책을 만드시는 조영남 대표님. 2009년 3월 SBI에서 "책임 편집자를 위한 편집심화" 과정을 들은 적이 있다. 주강사는 민음사의 장은수 대표이셨는데, 마지막 몇 주는 다른 강사에게 맡기셨다. 조영남 대표께는 '편집 실무 워크숍'을 두 주에 걸쳐 배웠던 기억이 있다. 장은수 대표는 조영남 대표를, '내가 가장 신뢰하는 편집자'로 소개하셨다. 장은수 대표의 강의는 소문 대로 현란했다. 강의 내내 감탄하다가 좌절하기를 반복했다. 내가 이를 수 없는 경지에, 그가 있었다고나 할까. 그런 강의를 10주간 듣다가 조영남 당시 바다출판사 편집주간님을 뵈었다. 조금은 부끄러워 하시는 듯도 했고, 느릿느릿 전하는..

view_/책_ 2013.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