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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말하는 방법과 글로 쓰는 방법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말은 잘하나 글을 못쓰는 사람이 있고, 글은 잘 쓰나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런데, 언제부턴가 생각이 바뀌었다. 글을, 말하듯 쓰는 사람이 부럽기 시작했다. 글을 소리로 옮길 때 촌스러운 글은, 글로서도 아니다 싶다. 소리의 어감을 적절히 구별하여 구사하는 이에게 매력을 느낀다. 저자와 작가의 차이는 여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혜윤은, 말하듯 쓰는 사람이다. 그의 글은 그래서 관능적이고 매력적이다. 그의 새로운 책이 나온단다. 설렌다.

view_/책_ 2012.07.01

책 읽기의 모순

오늘 점심의 누군가에게 책 읽기의 성실함을 강조하였는데, 저녁의 또다른 누군가에겐 책 읽기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접었다고 말했다. 로쟈가 말한 대로(인용한 대로), "인생은 책 한 권 따위에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책을 읽더라도 인생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 간극 사이에서, 난 요즘 좀 힘들다. 내 자신 때문이기도 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모순, 그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하겠지. 그럴테다.

view_/문서운동_ 2012.06.27

마이클 샌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와이즈베리, 2012)

지난 주말부터 어제까지, 다시 샌델의 신작을 읽었다. (1) 좋은 책이다. (2) 그의 글쓰기 방식(혹은 강연)은 매혹적이다. 치열한 논증을 통한 도전과 어떤 잠정적 대안에 이르는 과정 자체가 '가치'있다. 가치와 목적, 그 본질에 대한 그의 치열한 방어는 여러모로 귀감이 된다(한편 그가 시장 자본주의의 한계와 인간의 욕망의 문제를 충분히 극복해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3) 이 책과 더불어 꼽을 수 있는 책으로 짐 월리스의 가 있다. 논증은 못미치나, 당위와 치열함은 못지않다(근데 이 책을 보니, 짐 월리스의 책은 제목이 아쉽네. 샌델의 책, 제목과 부제가 좋다). (4) 샌델의 최고의 책은 라고 생각한다.

view_/책_ 2012.05.23

성신여대 LGM 가는 길

모퉁이 은행을 돌아 들어가면, 골목골목이 모두 우리의 아지트였다. 운동화를 사거나 옷을 살 때, 자율학습을 땡땡이 치면 으레 찾던 골목, 골목 어딘가에 엄마같던, 이모같은 분식집 사장님들이 계셨다(아, 그때, 음악 DJ가 있던 떡볶이집이 있었다!). 군중들 사이를 헤쳐 골목을 빠져나오면, 꽃집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서인지, 아니면 산 중턱에 자리잡은 금남의 성역 같았던 여대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인지, 오랫동안 그 향기를 잊지 못했다. 헤아려보니, 20년도 더 된 시간이 흘렀고, 이곳의 풍경은 남김없이 바뀌었고, 하늘거리던 향기는 가슴에 그리움으로만 기억된다. 그럼에도 눈부신 하늘, 시리도록 푸른 저 하늘은 그대로다. 다행이다. — 성신여자대학교 (Sungshin Women's University)에서

view_/문서운동_ 2012.04.26

서경식에서부터 헬렌 니어링까지

서경식에서부터 헬렌 니어링까지대학가 2011년 7월호 책 소개 책에서 길을 찾다. 그 길 위에서 내 자신을 만나다. _소년의 눈물 (서경식/ 돌베개) 민족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일본어를 모어(母語)로 사용하는, 그리하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린, “언어의 감옥” 속에 갇혀 살았던 재일 조선인 지식인 서경식 선생의 독서 비망록. 사실 우리도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저마다의 존재감을 상실한 채, ‘강요되어진 어떤 존재’로 자라간다. 그의 자의식, 세상과의 불화 혹은 저항, 위태로운 순응의 길, 위선과의 단호한 맞섬, 그리고 아픔의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그 길’ 위에 있음을 알게 된다. 왜 그들은 망루에 올랐을까? _내가 살던 용산 (김성희, 김수박, 김홍모 외/보리) 살기 위해 ..

view_/책_ 2011.11.06

선교에 관한 책을 추천함

안녕하세요. IVP의 김진형 간사입니다. 세종대학교에는 이번 2학기에도 방문하는데, 또 뵙겠네요. 정은 자매님은 저번에 뵈었던 분이시죠? 이렇게 만나니 또 새롭군요.^^ 선교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고자 하신다면 다음과 같은 책들을 우선 추천드립니다.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 (송인규, IVP) 선교란, 세계를 품는 일임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소명은 모든 그리스도인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임을 잘 보여줍니다. 즉 선교란 좁은 의미에서 해외 선교로 제한하여 설명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역이, 모두 선교적 실천일 수 있지요. 다만 출간한지가 조금 오래되어서 요즘 청년들에게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절판되었는데, 원하..

view_/책_ 2009.08.11

If Only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다. 사랑함에도 그들은 어긋난다. 남자는 사랑하는 법을 모르고 여자는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한다. 여자는 생각한다. "둘 중 한 사람이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지만 제발 그 사람이 내가 아니기를." 더 많이 사랑한 그녀는 죽는다. 그러나 영화는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어처구니없는 이별의 비극이 완전한 사랑의 비극으로 탈바꿈한다. 그 중심에는 드디어 사랑하는 법을 깨달은 남자가 있다. 로맨틱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이트)는 이안(폴 니콜스)의 무관심에 언제나 상처받는다. 그들 사이의 소통은 언제나 사만다의 일방적인 관심에 의해 겨우 유지되고 있다. 위태로운 이들의 관계는 사만다의 졸업 연주회 날 둘 사이의 말다툼으로 위기에 처한다. 이안의 무심함에 지친 사만다는 ..

view_/영화_ 200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