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_ 120

'가족 이데올로기'를 넘어 다시 가족에게로 (오마이뉴스, 130227)

★오마이뉴스에 10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서영이'에게 익숙한 당신께 다른 시각을 권합니다"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가족 이데올로기'를 넘어 다시 가족에게로[서평] 고종석의 신작 혹은 마지막 소설 (문학동네, 2013) 아버지와는 얼굴도 마주하기 싫어 집을 나가 살았고, 심지어 시댁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거짓말했다. 그렇게 결혼해서 3년을 넘게 살았다. 남편과 상의도 하지않고 피임약을 먹으며 임신을 거부했던 것은, 아마도 아버지에 대한 상처, 가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가족이란 근원적 절망이었다. 물론 사랑하는 동생이 있다.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자신을 누나라고 부르며 세심히 챙겨주었던 동생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원망스런 아버지와 결별할 수만 있다면, 끝내 동생과의 인연도 ..

봄날, 눈부신 햇살 너머 그분의 부활을 보다 (큐티진, 130130)

큐티진 2013년 3월호 봄날, 눈부신 햇살 너머 그분의 부활을 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존 스토트 지음|황영철 옮김|IVP|2007) 모든 것이 은혜다(브레넌 매닝 외 지음|양혜원 옮김|복있는사람|2012) 오랜 절망을 극복해내는 것은 시간의 섭리 속에 새로운 희망의 계절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칠흑 같은 어둠을 열고 새벽이 온다. 그리고 가슴마저 얼게 만들던 추위를 깨치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봄이 온다. 서성환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순간순간 더하는 생명의 빛/환희와 외경의 빛/봄빛/봄빛/봄빛 살아있는 모든 것/존재하는 모든 것/살아있는 기쁨, 존재하는 감격 (서성환, "봄빛" 중에서) 봄빛, 봄 햇살은 그렇게 희망의 언어로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속삭인다. 그리고 이 봄날의 정점에 그분의 부활 사..

기고_/큐티진_ 2013.02.27

다시, 손택의 길을 생각한다 (오마이뉴스, 130226)

★오마이뉴스에 9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박근혜가 탐탁잖은 당신께 이 책을 권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한편,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은, 오마이뉴스 쪽에서 보통 제목을 다시 정합니다. 아무래도 언론사이니까 시의성을 고려한 좀더 대중적이고 직설적인 제목으로 짓지요. 보통은 저도 오마이뉴스가 정한 제목들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의 제목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글은, '박근혜가 탐탁잖은 당신'께 쓰는 글이 아니라, '나의 희망이 탐탁하지 않은 우리'에게 쓴 글인 까닭입니다. 다시, 손택의 길을 생각한다무엇보다 '타인의 고통'이 우리 곁에 여전히 존재하므로 2013년 2월 25일,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운 박근혜는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1974년 퍼스트레이디로 ..

진리를 너의 존재로, 정의를 너의 삶으로 (오마이뉴스, 130223)

★엊그제, 한 캠퍼스 선교단체로부터 독서 강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고심 끝에 거절하였지요. 그러다가 문득,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이 글은 「김예슬 선언_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느린걸음, 2010)에 대한 서평이기도 하지만, 만약 제가 강의 요청에 응했다면 그곳에서 전했을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모쪼록 나의 청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오마이뉴스에 8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대학에 입학할 그대,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진리를 너의 존재로, 정의를 너의 삶으로대학에 입학할 그대,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십수 년 전 성경책 한 모퉁이에 적어 두었던 한 문장이 있다. '신앙, 혹은 신학은 저항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신앙한다는 것은 진리..

유시민에 대해 쓴 글이, 오마이뉴스 메인 톱 기사에 오르다

유시민에 대해 쓴 글이, 오마이뉴스 메인 톱 기사에 올랐다("유시민의 마지막 당부가 너무 아프다"). 4시간 정도 톱에 있었다가 차츰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상단에 머물러 있다. 톱 기사에 오른 건, 저번 최민식 작가 서평 건 이후 두 번째이나, 반응은 훨씬 뜨겁다. 밤 11시 30분 현재, 얼마 안되는 시간 동안 조회수는 2만 건에 육박하고, RT는 130여 건, 자발적 독자원고료는 86,000원(1,000원부터 20,000원까지 다양한 금액을 주셨다), 독자점수는 1,000점을 넘어섰다. 지난 3일간 누적 통계로 따져도 상당히 높은 랭킹에 올랐다(독자원고료 부문 1위, 독자점수와 RT 부문 2위). 도서관에 앉아 책을 보는데, 기사를 보았다면서 중학교 때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고 저녁엔 유시민의..

자유인 유시민도 '바람을 거슬러 나는 새들'처럼 살아가길 (오마이뉴스, 130219)

★ 이달의 당선작(리뷰)_2013년 2월★ 선정작_2013년 2월★오마이뉴스에 7번째로 기고한 글이며(오름), "유시민의 '마지막 당부'가 너무 아프다"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자유인 유시민도 '바람을 거슬러 나는 새들'처럼 살아가길내가 간직한 유시민의 세 가지 초상(肖像) "세상이 무서웠다. 사람이 싫어졌다. 민주주의, 자유, 정의, 진보, 조국, 이런 말을 들어도 더는 가슴이 설레지 않았다."(, 249면)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야당이 참패했을 때, 총선 직후 통합진보당이 분열했을 때, 12월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어 내지 못했을 때, 지난 2월 14일 대법원이 노회찬 전 의원의 유죄를 선고하여 국회의원직을 빼았을 때, 나도 유시민이 썼던 저 마음이었다. 그 무엇에도..

부디, 노회찬을 부탁해 (오마이뉴스, 130216)

오마이뉴스에 "노회찬, 부디 그의 겨울이 따뜻하기를"이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부디, 노회찬을 부탁해 (노회찬, 홍세화, 김어준, 진중권, 한윤형 외|꾸리에|2010) 2013년 2월 14일, 노회찬의 좌절 "저는 오늘 대법원의 판결로 10개월만에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다시 광야에 서게 되었습니다.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서도 뜨거운 지지로 당선시켜주신 노원구 상계동 유권자들께 죄송하고 또 죄송할 뿐입니다. 그러나 8년 전 그날 그 순간이 다시 온다 하더라도 저는 똑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국민들이 저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한 것은 바로 그런 거대 권력의 비리에 맞서 이 땅의 정의를 바로 세우라는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2013년 2월 14일, 노회찬은 대법원에서 징..

'저항하는 진실' 최민식(1928.3.6-2013.2.12)을 애도함 (오마이뉴스, 130213)

★오마이뉴스에 5번째로 기고한 글이며(오름), "비주류 사진가였던 당신에게 진 빛을 어찌 갚을까요?"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아래 글은 IVF 매거진 "대학가"에 썼던 서평 "소망, 그 아름다운 힘"을, 오늘 최민식 선생님의 부고를 접하여 다시 쓴 글입니다. 저의 슬픔을 담기에는, 이전 글의 깊이와 분량이 너무 턱없이 부족한 까닭입니다. 어린시절, 굳건한 희망, 꼿꼿한 푯대, 치열한 시선이 되어준 선생님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유품, 1976년생 기계식 완전수동 카메라 Pentax MX는, 오늘의 내가 가진 정서, 그리고 세상을 향한 시선과 상당히 많이 닮아 있다. 어린 시절, 그리고 청소년 시절의 가난함과 지난함을, 그래도 나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내게 ..

진실은 과연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더 헌트> 리뷰, 오마이뉴스, 130131)

★오마이뉴스에 4번째로 기고한 글이며, "거짓이 진실 압도하는 세상... 그가 버텨주어 고맙다"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아래 리뷰에는 이 영화의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실은 과연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영화 "더 헌트"(The Hunt, 2012) 리뷰 루카스에겐 아들이 하나 있으나, 이혼한 전 부인은 아들과의 만남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 이혼 과정에서 적잖은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그 상처는 지금도 진행 중인 오늘의 고통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성실하게 일상을 감당하며 소소한 삶의 즐거움과 보람을 누리며 살아간다. 덴마크의 어느 한적한, 눈부신 아름다움과 낭만어린 서정을 가진 그가 사는 마을, 성실한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보람된 일터, 다시 시작된 로맨스, 변함없는 아들의 신뢰, 그..

바람에 맞서기, 그 이후 (IVP 북뉴스 2005년 11, 12월호)

이 글에 썼던 '미영'이란 아이는 실존 인물이죠. 교회 동생이었고 함께 '로뎀의 터'라는 모임을 했었죠. 더불어 기도도 하고, 책도 보던 친구들. 이 편지 형식의 서평, 아니 서평 형식의 편지는, 그 친구에게 쓴 것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바람에 맞서' 비틀거리고 타협하는 제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오래된 글인데 끄집어 내어 블로그에 올려놓습니다. 소개한 책 중 일부는 절판되었고, 지금이라면 다른 저자의 다른 책을 추천할 것 같으나 그대로 싣습니다. 2013/01/29 13:36 IVP 북뉴스 2005년 11,12월호_booker의 책 읽기 “바람에 맞서기, 그 이후” -오랜 친구, 미영에게- “바람에 맞서기”. 오래 전에 미영이가 내게 보내온 메일의 제목이었단다. ‘로뎀의 터’라는 모임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