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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Soli_ 2012. 10. 30. 04:38

몇 달 전, 신촌에 생긴 알라딘 헌책방을 가 보고선, 그래도 기존 헌책방들은 괜찮을 것 같았다. 알라딘 헌책방엔 신간 또는 기존의 베스트셀러가 많았고, 출판사들의 리퍼 도서 유통처로 보였다. 그런 까닭에, 알라딘은 기존 헌책방에 비해 종수가 현저히 미치지 못할 것이며, 이는 기존 헌책방 단골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기대는 낭만적이었던 것 같다. 현실은 훨씬 심각하다. 

오늘 오후 신촌 지역에 있는 글벗, 숨어있는 책, 공씨책방 등을 두루 다녔다. 사장님들께 평안하신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한결같이 힘들다고 하소연하신다. 우선 책 매입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새로운 헌책의 매입량이 떨어지니 단골의 발길도 뜸해진다고 했다. 그리고 새로운 손님도 크게 줄었단다. 매출도 줄어 이제는 신촌 바닥에서 계속 버틸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고 했다. 헌책방에서 반짝이는 책들을 만나면서, 이런 즐거움의 유통기한을 걱정해야 하는 씁쓸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