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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슬라브 볼프, <삼위일체와 교회>

Soli_ 2012. 7. 22. 02:45

"뒤따르는 연구는 다름 아니라 '우리가 교회다'라는 자유교회의 저항의 외침을 삼위일체적 틀 안에 자리 잡게 해서 해명하는 것이다. 그 일은 그것을 교회론적 프로그램의 위치에까지 높이고,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의 교회론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진행될 것이다."(35쪽)

어제, 오늘밤엔 볼프의 <삼위일체와 교회>(새물결플러스)를 "끙끙"대며 읽는다. 볼프의 언어에 등장하는 온갖 개념들과 인용들이 버겁기는 하지만, 그의 논증은 상당히 

명료하다. 명료한 논증 속에 심오한 깊이를 담아내는 이는 쉽게 찾기 힘든데, 볼프가 그렇다. 한편, 그의 글쓰기 방식은 세련되어 보이지 않는다. 어떤 부분에선 투박하고 거칠다(안타깝게도 번역과 교열의 질감도 거친듯). 하지만 에둘러 가지 않고, 깊은 심연 속의 본질로 바로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그는 자신의 언어적 한계를 멋지게 극복해내고 있다. 서론에서 밝힌대로, 그의 심중에 굳게 자리잡은 "'우리가 교회다!'라는 저항의 외침"은 이 책을 이끌어가는 굳건한 토대이자 역동의 근원이다. 그 역동이, 새삼 벅차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