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이다. 영성은 자신의 불완전함, 미성숙함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기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그것을 토대로 보다 온전한 어떤 존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그런 강박에서 자유해지는 것이 절실하다. 헝클어진, 뒤죽박죽이 된 삶의 현실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야코넬리의 여러 경험과 그의 위트있는 문장은, 어렵고 힘든 이야기를 따뜻한 위트와 더불어 적절히 전개해나간다. 독자는 여러 대목에서, 공감하고 감동할 것이다.
예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뒤엉킨 영성>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아바서원에서 새로운 제목으로 나왔다. 번역자는 같다. 좋은 책이 다시 출간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번엔 바뀐 제목과 표지는 그 좋은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고 만다. "뒤엉킨 영성"에서 그냥 "(누구의)영성"으로 바꿀 때에는, 저자의 인지도가 있을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마이클 야코넬리는 아쉽게도, 우리 나라에서 유명한 저자가 아니다(아마 출판사는 존 비비어의 책들을 참고한게 아닐까?). 개성있는 이 책이, 저 평범한, 자기 색깔을 전혀 내지 못하는 저 제목 때문에, 다시 묻힐까봐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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