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_/책_

지도 두 가지! (<인문 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 <20세기 사상 지도>)

Soli_ 2012. 11. 12. 01:10

지난 주말, 나의 즐거움이 되어준 "지도" 두 가지. 

<인문 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_이론의 쓸모를 고민하는 이들에게>(이택광, 글항아리, 2010)

사실 이 책에 "가이드"란 제목은 무리다. 불친절하다(허나 책은 모름지기 불친절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저자 서문에 "이론은 근육이다"라고 밝혔듯이, 이 책은 싸이가 노래한대로 "사상이 울퉁불퉁"하기를 바라는 이들에겐 좋은 교과서가 될듯 싶다. "좌파"란 수식어

가 불편하지만(인문 좌파와 정치적 좌파는 다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런 구분이 가능할까?), 결국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고 만다. '인문 좌파'란 김영민 교수와의 대화 중에 세운 개념이란다. 그것은 현재 한국의 진보개혁 세력에 속하는 기존의 지식인 유형과 다른 윤리와 실천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지점임을 분명히 한다. 이러한 포지셔닝은 매력적이나 충분한 독자를 확보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목표를 서문에 내세우기보단, 좀 감춰 두었으면 어떠했을까? 어찌 되었건, 이론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나를 멋지게 제압한 이택광을 주목한다. 

<20세기 사상 지도_마르크스에서 지제크까지, 눈으로 그려 보는 현대 철학>(대안연구공동체, 부키, 2012)

머리말에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사상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고유의 시대적 소명에 응답해 왔다. 이 책에서는 현대 사회가 무엇에 대한 '포스트'인지를 추적하고자 한다. 즉 이 사상들의 소명에 대한 응답을 추적하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목표에 충실하나 충분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지도"임은 분명하다. 쉽고 재밌고 유용하다. 무엇보다 이런 지도는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