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_

이삭 언니

Soli_ 2012. 6. 9. 00:11

예지는 낯가림이 심한 아이였다. 엄마, 아빠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였고, 어딜 가도, 누구에게도 쉽게 다가서지 않았다. 그런 예지가 너머서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예서가 태어나기 전, 예지가 네살 즈음 너머서교회에 처음 왔을 때, 교회 어른들과 언니들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그래도 예지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단, 이삭이 언니한테만은 예외였다. 

이삭이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좀 남다른 아이였다. 키가 어지간한 어른들보다 컸고, 이삭이의 생각과 마음은 그보다도 더 크고, 넓고, 깊었다. 예지는 이삭이를 너무 잘 따랐고, 그 다음엔 안해용 목사님과 이명희 집사님(사모님)을 따르기 시작했다. 목사님과 집사님은 이삭이의 부모님이자, 예지의 첫 번째 멘토이셨다(그분들도 

이삭이만큼, '남다른' 분들이시다). 그렇게 예지는, 조금씩 사랑 받는 법을 배워갔고, 사람들과 사귀는 법을, 그 즐거움을 알아갔다. 예지가 이삭이처럼, 우리가 목사님 내외분처럼 자라가길 바란다. 

오늘 밤엔 예지가 이삭이네 가서 잔다. 며칠전부터, 오늘 아침부터, 어서 저녁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예지를 이삭이네에 데려다주며, 돌아오는데 예지는 하나도 서운해하지 않는다(못된 녀석!). 그런 예지를 지켜보며, 한편으론 대견하고 한편으론 속상하다. 우린, 그렇게 헤어지는 법을 연습하고,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간다. 예지에게 부모가, 언니가, 새로운 가족이 생긴거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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