霓至園_ 159

몸살

"몸살이란 영혼의 슬픔을 감당하는 육신의 고뇌가 아닐까, 생각했다." 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주일, 원고의 서두에 이 문장을 썼다. 이 문장의 앞에는 "삶은 위태롭다. 의연하고 돌온했던 명분들과 날선 마음의 결기가 이리 쉽게 무너질지 몰랐다. 몸살을 앓았다."라고 썼다. 그리고 원고는 멈췄고, 몸살은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회복될 즈음, 마감을 며칠 넘겨 원고는 완성했다. 그런데 내가 회복할 즈음, 돌연 아내가 아프기 시작했다. 나보다 더 깊고 처연한 몸살이었다. 아마, 아내의 몸살도 '영혼의 슬픔을 감당하는 육신의 고뇌'였을 것이고, 아내의 슬픔은 나보다 깊었을 것이다. 아파서, 아내의 몸살을 지켜보며 무력했던 한 주였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새벽에 깨어 챙겨야 할 일들을 주섬주섬 헤아리다가 문득..

霓至園_/soon_ 2013.06.09

[예지원 공방] 폐가구를 활용한 '냅킨아트선반'

어느 날, 순일 님은 길가에 버려진 폐가구를 주어왔습니다. 며칠간 베란다에 두고 살피며 이리저리 궁리합니다. 마침내 망치를 들고 가구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여 페인트로 색을 입히기 시작합니다.그리고 냅킨 아트로 마무리. 그렇게 완성된 순일 님의 "냅킨아트선반"입니다! 밑에서 봐도 예쁩니다. 꼼꼼하고도 사려 깊은 그녀.^^

霓至園_/soon_ 2013.05.27

잠시 바람이 되어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임진각 평화누리에 다녀왔습니다. 예서는 바람에 날려갈까봐 무섭다고 아빠 곁에 붙어 있었고 예지는 바람개비 사이로 요정이 되어 거닐었으며 아내는 아이들이 팽개 연을 하늘에 띄우며 잠시 쉬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들 속에서 잠시 바람이 되어 예서에게 장난을 걸고, 예지의 마법을 돕고, 아내의 쉼이 되고 싶었지요. 그렇고 그런, 바람 부는 오후였습니다.

霓至園_/rainbow_ 2013.05.01

파란 하늘 아래 봄을 상상하던 아이들

시린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었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파란 하늘 아래 봄의 상상력을 한껏 즐기더군요. 3월 마지막 주, 아이들과 함께 호수공원에서 담았던 사진을 이제서야 정리합니다. 예지는 나뭇가지에서 움트는 생명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살핍니다. 놀이터 옆 강아지 벤치입니다. 예서는 처음에 겁을 내더니 누나 따라 용기를 내어 강아지 등에 올라탑니다.그러고는, 아빠, 강아지 집에 데려가자요, 합니다. 철봉에 매달아 예서 고문하기.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했습니다. 아빠는 늘 술래인데다가, 빨리 찾으면 혼나기까지 합니다. 호수공원에 있는 선인장연구소에 갔습니다. 예서는 선인장더러 괴물이랍니다. 예지는 바위 위에 누워 하늘을 보고 저리 행복해 합니다. 아빠, 바위가 따뜻해요. 아빠도 누워 봐요, 합니다...

霓至園_/rainbow_ 2013.04.16

부활절 달걀 꾸미기

부활절 댤걀 꾸미기, 엄마 순일의 지휘 아래 예지와 예서가 함께했습니다. 아빤, 구경하다 사진 찍기. (흠흠...) 예지는 달걀 가족을 만드는 중. 왼쪽이 아빠 달걀. 이건 예지 달걀. 예서는 딴짓. 엄마가 만들어준 안경 쓰고 외계인 놀이. 그리고 그림 그리기. 괴물 그려 놓고 자기란다. 할머니 달걀과 사탕 달걀 방긋 웃는 꽃 달걀 자, 이제 완성된 달걀을 하나씩 하나씩... 옹기종기, 도란도란 모인 달걀 가족들. 모으니 너무 예쁘다. 예지야 예뻐? 응, 좀 예쁘네. (세침떼기 같으니.) 자, 완성!

霓至園_/rainbow_ 2013.03.30

아이들과 정발산에 오르다

아이들과 정발산에 올랐습니다. 일산에 이사온 지 7년이 되었는데, 가족들과는 처음입니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이, 게으른 우리를 추동하여 겨우내 건실한 봄빛을 품어낸 흙땅을 걷게 하였습니다. 마두도서관에서 점심을 먹고 500미터 즈음 올라 정발산 정상에 자리잡은 평심대까지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뛰다 걷다 쉼없이 봄을 즐겼습니다. "넓이는 63만 7164.2㎡이다. 일산 신시가지에서 가장 높은 정발산(鼎鉢山:88m)에 조성되었다. 산 이름은 솥이나 주발처럼 넓적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2년에 한 번씩 음력 3월에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도당굿을 올린다. 산 전체가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어느 방향에서나 정상까지 산책로가 나 있다. 총 8개로(路) 3.34㎞에 이른다. 숲이 깊고 우거져 꿩과 다람쥐·올빼미·오소..

霓至園_/rainbow_ 2013.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