霓至園_ 159

그대를 향한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어둠은 이길 수 없는 깊고 깊은 생명의 빛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아침 내 창가에 내린 햇살과 같네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절망은 어쩔 수 없는 날마다 새로운 소망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내게와 내 작은 삶을 향기롭게해 내 시로는 너무 부족한 내 노래엔 다 담을 수 없는 내가 전엔 느끼지 못한 새로운 나의 기쁨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그대를 내게 허락한 그분을 보게 하는 힘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이토록 나의 전부를 아름답게해 한웅재, "그대를 향한"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은, 그대를 내게 허락한 그분을 보게 하는 힘".생각나니? 순일을 향한 사랑을 꿈꾸며, 담아 선물했던 노래...^^

霓至園_/soon_ 2006.03.26

사랑해, 현서

사랑해, 현서 8주차를 지나, 그리고 이틀이 지났다. 9주차에 접어들면, 몸은 3등신으로, 얼굴, 다리, 팔이 자라고 심장, 신장, 간 등이 생성되며, 얼굴엔 눈, 코, 입, 귀 등이 자리잡는다. 불과 4주전에는 하나의 점이었는데, 2주전에는 조그만 동그란 원 안에 심장만 별처럼 깜빡거렸는데, 오늘은 제법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생명에의 감격은 눈부시다. 그런데. 새로운 생명이 우리들 사이에 있지만, 그 생명의 체온을 느끼기엔 나의 가슴이, 온갖 감각들이 너무 게으르거나 순수하지 못했었나보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현서를 느끼지 못하고, 충분히 감사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자꾸만 눈물이 난다. 저녁, 아내 안보이는 곳에서 숨죽여 울었는데, 또 이렇게 눈물이 난다. 지독한 고통, 그리고 아..

霓至園_/rainbow_ 2006.03.24

안녕, 현서

지난 월요일, 8주차 아기의 형체를 가졌지만 심장이 멈추어버린 현서를 병원에서 보고 오던 날. 그날 밤 꿈속에 현서가 나타났었다. 무채색 초음파 사진으로만 보았던 현서였지만, 꿈속의 천연색 빛깔로 나타나 나를 보며 웃고 있던 그 아이가 현서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울고 있는 나에게, 현서는 손을 흔들며 웃어주었다. 현서의 웃음은 순결했다. 작별 인사, 현서는 그렇게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하루 이틀, 극심한 혼란과 고통 속에 신음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오늘 아내는 수술대에 올랐다. 아내는 마취제가 몸에 퍼지기 전에 현서에게 눈물로 작별의 인사를 건넸다. 잠깐의 수술 끝에 '숨'을 잃어버린 현서의 육신은 아내에게서 제거되었다. 수술 끝에 인내심 많은 아내는 또 그렇게 울음을 소리..

霓至園_/rainbow_ 2006.03.23

잠들기 전

6주차 때,병원에서 현서의 심장 뛰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며, 내 심장도 강렬하게 뛰었다. 잉태된 생명에의 경이는, 오늘 나의 살아있음도 그렇게 확인시켜 준다. 8주차에 접어든다.우리는 날마다(그냥 잠들 때도 있지만^^;) 잠들기 전, 시편을 읽는다. 내가 읽고, 순일과 현서는 듣는다. 그리고 기도한다. 순일은 이 시간이 가장 평안하다고 한다. 기도가 마칠 즈음엔, 순일과 나의 눈에 눈물이 맺힐 때가 많다. 현서의 존재가, 그리고 하나님의 존재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신실한 사람들에게는 주의 신실하심을 보여 주시고 흠 없는 사람들에게는 주의 흠 없음을 보여주십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에게는 주의 깨끗하심을 보여주십니다. 그러나 주님은 못된 사람들에게는 못되게 갚아주시는 분이십니다. 시 18편 25,2..

霓至園_/rainbow_ 2006.03.12

현서炫曙

이름짓기_"현서炫曙" '빛나다, 나타나다'라는 뜻을 가진 현炫자와 '새벽'을 뜻하는 서曙자. 빛나는 새벽. 어둠을 이기는 새벽 같은 존재가 되라는 뜻이다. 새벽은 또한 은혜의 때이다. 기도의 때이며,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때이다. 이스라엘에게 새벽에 내리는 이슬은 곧 생명을 의미했다. 새벽별은 세상에 오실 메시아를 예견하는 소망이었다. 예수께서는 새벽에 기도하셨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시몬에게 베드로라는 이름을, 사울에게 바울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우리의 이름은 하나님의 손 바닥에 새겨져있다(사 49:16). 또한 우리에게는 하나님만이 아시는 이름이 약속으로 주어져있다(계 2:17). 우리도 우리에게 허락하신 새로운 생명에게, '현서'라는 태명을..

霓至園_/rainbow_ 2006.03.09

지키시는 하나님

잠자리에 든 순일의 볼을 쓰다듬으며, 문득 그렇게 고백한다.당신을 지키시는 이, 곧 하나님이라고. 때로 순일에 대한 부양의 의무가 마치 나에게 숙명처럼 놓여있는 것처럼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다. 가장이지만, 실직한 형제들을 바라보며그네들의 안쓰러운 좌절들을 바라보며, 나의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 순일을 바라보며, 그렇게 기도하고 싶다.당신을 지키시는 이, 곧 하나님이라고.나는 다만 옆에 있을 뿐이라고.파수꾼의 경성함이 허사이듯이. 감사.

霓至園_/soon_ 2006.01.18

순일에게 청혼한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순일에게 청혼한지 일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일년간 순일은 진형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었습니다. 내게 순일은 곧 사랑이었으며, 사랑은 순일이었습니다. 순일은 진형의 자부심이었고 기쁨이었으며 소망이었습니다.못난 남편을 최고의 남자로 인정해주는 순일의 마음에 용기를 얻을 때가 많았습니다. 세상과 맞설 때마다 옆에서 나의 손을 잡아주는 순일이 있었기에 움츠려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더 이상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고백은 평생의 소망입니다." 일년 전에 약속하며 다짐했던 고백들을 들춰보며, 가슴에 심한 자책을 가질 때가 많았습니다. 해주고 싶었던 것, 보여주고 싶었던 것,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려던 욕심들이 도리어 지금, 오늘의 나를 부끄럽..

霓至園_/soon_ 2005.12.31

부부 십계명

결혼하기 전, 결혼 예비학교를 다녔다. 결혼 예비학교의 마지막 과정은 부부 십계명을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부부'라는 새로운 이름을 우리네 평생의 삶 속에 가장 아름답고 귀하게 간직하기 위하여, 우리는 부부 십계명을 만들었다. 십계명은 율법일 수 없다. 그것은 지켜야 하는 법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지키면 상 받고, 못 지키면 벌 받고... 단순히 그런 유치한 수준의 규칙같은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서 십계명을 주셨다. 열가지 계명. 난 그것을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의 비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세상을 향한 이스라엘의 비전. 그래서 그들은 때로 그것을 못지킬 때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霓至園_/soon_ 2005.10.24

어제, 오늘, 내일

안면도에서는 미안하고 고마웠단다. 아프고 열이 나 하루종일 무력했던 나를 성실하게 섬겨준 것. 그곳이 간만에 떠난 안면도의 바닷가가 아니었다면 덜 미안했을 텐데. 가장 더웠다던 날에 추워서 벌벌 떠는 나를 위해 땀 흘리며 시장을 보고 옆에서 수건을 얹어주며, 죽을 끓여주고, 시원한 수박 그리고 약을 먹여주어서... 참 고마웠단다. 잘 아프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순일 앞에서 한번 앓고 나니깐 거짓말장이가 된 것 같아서도 몸둘바를 몰랐단다. 그렇게 종일 앓고 나서야 자연휴양림이며 꽂지 바닷가를 겨우 몇걸음 걸어본게 이번 여행의 전부였는데, 다만 다음을 기약하자는 말 밖에 오늘은 내가 해줄게 없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이젠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건강을 좀 더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霓至園_/soon_ 2005.07.25

피아노 치는 여자

피아노는 솔직한 악기다. 연주자의 숨결이 묻어나는 정직한 악기다. 그래서 피아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 사람의 심성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요즘 순일이가 피아노를 배운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결혼선물로 피아노를 사줬다. 그녀는 나름대로 음악적인 소질이 있는 것도 같다. 어렸을 적 '보통'의 환경속에서 자랐더라면 지금쯤 훨씬 주목받는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짐작해보며, 또 그래서 아쉽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의 어렸을 적 바램 가운데 하나인, '피아노 치는 여자'가 되어 있을거다. 순일이가 피아노를 배운다. 바이엘 배우기에 한참이다. 더듬 더듬 피아노를 헤아려 갈 때, 그녀는 어린아이가 된다. 수줍게, 때로 들뜬 가슴으로 자신의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피아노 선생님의 칭찬이 있는 날..

霓至園_/soon_ 200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