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線_

그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아름답다

Soli_ 2015. 7. 2. 00:30


사무실 창밖으로 국회가 내려다보인다. 이곳은 늘 소란하다. 시위하는 이들과 그들을 에워싼 경찰들 사이로 무채색 사람들이 무심한 얼굴로 지나친다. 약속이 없는 날엔 점심을 먹고 국회를 산책한다. 국회도서관 산책길을 걷는다. 대로변 옆으로 난 산책길에 대해 의심하였으나,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대로변의 소음들은 차츰 사라지고 아득한 충만이 서서히 차오른다.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바지런히 오가며 재잘대는 새들이 온갖 소음에 지친 나를 맞는다. 그들 소리에 소음이 잊히는 것이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면 그들은 내 앞에서 머뭇머뭇 서성이다가 소심한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국회엔 이름 모를 새들이 산다. 그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아름답다.





'視線_'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만찬  (0) 2016.01.10
2016 녹색당 수첩  (0) 2016.01.07
2015년 4월 16일의 봄볕  (0) 2015.04.20
내가 좋아하는 사람  (0) 2015.03.15
2014년 겨울, 성탄 준비  (0) 2014.12.19
낙하의 삶  (0) 2014.10.06
그림을 그리는 엘리스  (0) 2014.02.15
너머서교회 유치부 가족캠프(2013/8/15-16)  (0) 2013.08.19
기어코, 봄  (1) 2013.03.11
천국의 아이들  (0) 201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