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線_

낙하의 삶

Soli_ 2014. 10. 6. 10:20

와우북도, 북소리 없는 연휴를 보냈다. 인제 내린천 계곡에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들과 꿈 같은 가을을 보냈고, 주일 예배에선 가슴을 뜨겁게 아우르는 환희와 분노를 만났다. 여행 중에 읽을 책을 습관처럼 두어 권 챙겼으나 꺼내지 않았으며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텍스트는 내내 그곳에 있었으니까. 읽을 필요가 없는, 보고 느끼고 누리면 되는, 그것으로도 흡족한 풍요로운 텍스트가 있었으니까. 책의 당위를 말하고 다니던 시절에 부끄러움이 스치는 요즘이다. 그리고 다시 출근길 읽은 책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시간은 가혹할 만큼 공정한 물결이어서, 인내로만 단단히 뭉쳐진 그녀의 삶도 함께 떠밀고 하류로 나아갔다."(한강, <채식주의자>, 169쪽) '가혹'이란 단어에서 "nothing is as mysterious as clarity.”(명확함만큼 신비로운 것은 없다, 폴 발레리)라는 문장이 생각났다. 그리하여 오늘도 하류로 흘러가는 낙하의 삶을 꿈꾼다.





그리고 홍천 은행나무 숲에서_




오늘의 베스트 컷.



한 사내가 아픈 아내를 위해 단풍나무를 한 그루씩 심었다고 한다. 

한 그루 한 그루... 그러다가 숲이 되었다고 한다. 홍천 은행나무숲의 유래다.



예서는 더 높이 가을에 닿았고 만질 수 있었다.

안해용 목사님 덕분이다.




순일과 예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인들. 




가을이 그녀의 손에 닿았다.



이번 여행의 베스트 커플. 

최고 연장자와 최소 연소자가 어울려 만들어 내는 최상의 하모니.




주희 & 서희네.



이삭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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