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숨 4

2017년 나의 책 나의 저자

2017년 나의 책 나의 저자 언제부턴가 좋은 사람보다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았다. 그것이 잠시 부끄러웠던 적도 있었다. 좋은 사람이지만 좋아할 수 없는 사람도 생겨났다. 한때 좋은 사람을 좋아할 수 없는 것은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는 공적 영역 혹은 사적 관계들의 교집합에서 이루어진다. 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돌출된다. 그에 합당한 기준이나 자격 따위는 그다음에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 여겼던 건 대개 내가 힘겨운 시절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책도 그러하다. 좋은 책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나의 고독과 슬픔과 좌절을 위로한다. 내가 고독과 슬픔과 좌절을 지날 때 이 책들이 내 곁에 있어주었다. 좋은 ..

view_/책_ 2018.01.21

2016년 나의 책 나의 저자

2016년 나의 책 나의 저자 올해의 책은 없다. 다만 나의 책이 있을 뿐이다. 그것을 알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한때 책에 대한 광신도였다. 책으로 회심했고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믿었으며 책의 사람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 믿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책의 사람들은 곧잘 책을 배반하였다. 좌절은 타자로부터 시작되었으나 절망은 내게서 귀결되었다. 책에 대한 신앙으로 시작한 밥벌이였으나 이제는 밥벌이를 위해 책을 만든다. 좋은 책을 놓고 필사적으로 토론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에게 좋았던 책을 가만히 듣고 나에게 좋았던 책을 조근조근 말할 뿐이다. 설득은 그 책의 몫이다. 그가 그 책의 텍스트로 들어갈 때에야 그 책이 그의 삶으로 틈입할 것이다. 다만 나는 나의 소중한 책을 성실하게 기록하..

view_/책_ 2016.12.28

《L의 운동화》 독자와의 만남 후기

《L의 운동화》(김숨 지음, 민음사 펴냄) 독자와의 만남 후기(6월 22일, 이한열 기념관) ‘달콤한 작업실’ 최예선 작가의 진행, 이한열 운동화를 복원한 김겸 박사의 강의, 그리고 《L의 운동화》를 쓴 김숨 작가와 김겸 박사와의 대화로 이어졌다. 다음은 정확한 인용은 아니고 '내 맘대로’ 대충 요약한 것(그러므로 어떤 부분은 나의 비약이거나 바람일지도). 1. 이야기는 복원되기도 하고 새롭게 탄생하기도 한다. 거듭남의 동력은 당신에게 있다. 무릇 역사는 그렇게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당신을 통해 미래로 흐른다. 2. 김겸 박사는 보존/복원의 과정과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무엇을 보존/복원하는가? 오늘날 재화적 가치가 유일의 가치로 측량되지만, 보존/복원의 지향은 그 너머를 향한다. 그것은 망각으로부터..

view_/책_ 2016.06.30

독서 노트 003(2013/01/26), 「위로하는 정신」에서 「복음과상황」까지_

★관련 포스팅 독서 노트 001(2013/01/13), 「단단한 공부」에서 「불멸의 지휘자」까지_독서 노트 002(2013/01/19), 「하나님 아픔의 신학」에서 「다카페 일기 3」까지_독서 노트 003(2013/01/26), 「위로하는 정신」에서 「복음과상황」까지_독서 노트 004(2013/02/02), 「삶은 홀수다」에서 「리더는 무엇으로 사는가」까지_독서 노트 005(2013/02/02), 「삶은 도구」에서 「단단한 진리」까지_독서 노트 006(2013/02/18), 「고통」에서 「모든 것이 은혜다」까지_독서 노트 007(2013/02/25), 「문학은 자유다」에서 「소설과 소설가」까지_ 위로하는 정신_체념과 물러섬의 대사 몽테뉴(슈테판 츠바이크 지음|안인희 옮김|유유|2012)박맹호 자서전_책(..

view_/독서노트_ 201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