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23

예지에게 산타클로스의 정체를 고백하다

★ 2016년 크리스마스에는 열 살 예지에게 산타클로스의 정체를 고백하기로 했다. 다음은 산타클로스, 혹은 엄마와 아빠가 쓴 편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랑하는 예지에게, 이 편지는 꼭 혼자서만 읽어야 한다.특히 동생에겐 비밀로 하거라. 예서는 열 살이 되어야만이 편지를 이해할 수 있단다. 그러니 그 비밀을 지켜주는 건예지와 나의 약속이다. 자, 지금부터 방에 들어가이 편지를 읽으렴. 산타클로스. ...................................................................... 사랑하는 첫째 예지에게 우리가 함께 읽었던 책 《사자와 마녀의 옷장》을 기억하니? 우린 지난여름 이 ..

霓至園_/rainbow_ 2016.12.24

산타 할아버지의 편지

루이스가 그랬던가요? 아이들에게 판타지는 곧 희망이라고. 이번 성탄절엔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뿐만 아니라, 편지도 써주셨네요.^^ 보석 같이 빛나는 아이 예지에게, 요즘 예지가 많이 아파서 걱정했단다. 그래도 예서 잘 돌보고, 엄마 아빠 말도 잘 듣고, 무엇보다 씩씩하게 잘 지내는 예지를 보며 마음이 놓였단다. 물론 가끔 동생이랑도 싸우고, 가끔 아기처럼 투정도 부리지만! 엄마, 아빠가 예서만 사랑하는 것 같이 보일 때도 있지? 하지만 나는 예지가 예서만했을 때, 엄마, 아빠가 예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기억한단다. 예지는 늘 엄마, 아빠의 첫째란다. 그러니까 예지가 엄마, 아빠의 마음처럼 예서도 돌봐주렴! 예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어린이란다. 일곱 살 되면 더욱 의젓하고 건강하고 착하고 예쁜 어린이..

霓至園_/rainbow_ 2012.12.25

길동무

우린 오늘도, 변함없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지만, 가끔 우리 가슴은 숨이 멎을 것만 같은 답답함을 호소하지요.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살아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랍니다. 가쁜 호흡을 품고, 무언가를 향해 힘차게 올라가는 발걸음, 몸짓을 가능케하는 의미가, 그럴만한 충분한 의미를 만나야 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늘 숨 쉬며 살아가지만, 그 '숨'에, 어떤 '결'을 가져야 하는 것이지요. 어떤 '결'을 가졌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거지요. 그래서, 우린 늘 길 위에 있어야 하고, 그 길 위에서 누군가를 만나 우정을 쌓아야 한답니다. 오늘 나의 발걸음이 가진, 그 발걸음이 향하는 곳의 가치를 확증시켜 주는 것은, 늘 우리의 친구들이지요. '길동무' 말입니다. _누군가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窓_ 2012.08.01

선교에 관한 책을 추천함

안녕하세요. IVP의 김진형 간사입니다. 세종대학교에는 이번 2학기에도 방문하는데, 또 뵙겠네요. 정은 자매님은 저번에 뵈었던 분이시죠? 이렇게 만나니 또 새롭군요.^^ 선교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고자 하신다면 다음과 같은 책들을 우선 추천드립니다.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 (송인규, IVP) 선교란, 세계를 품는 일임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소명은 모든 그리스도인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임을 잘 보여줍니다. 즉 선교란 좁은 의미에서 해외 선교로 제한하여 설명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역이, 모두 선교적 실천일 수 있지요. 다만 출간한지가 조금 오래되어서 요즘 청년들에게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절판되었는데, 원하..

view_/책_ 2009.08.11

김병년 목사님께

김병년 목사님께, 이번 학기에는 유난히 캠퍼스 강의 일정이 많이 잡혀 있어서 거의 매주일, 한번 또는 두 번 정도 캠퍼스를 방문합니다. 대부분 IVF 아이들이지만 가끔 CCC나 JDM의 청년들도 있습니다. 주제는 책읽기이지만, 강의는 늘 하나님 나라에서 시작하여 공동체로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늘 제 자신에 대한 처연한 고백이 빠질 수없습니다. 소망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마음의 깊은 슬픔을 토로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정직하게 대면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강의를 하고, 청년들을 만나고 나면 마음 한 구석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고는 합니다. 한편 제가 파악하는 요즘 청년들의 특징은, 소망이 없거나, 당위적인 소망은 주어져있지만 그것을 향한 간절한 기다림이 없는, 기다림 없는 세대가 아닐까 합니다. 온갖 즐..

窓_ 2009.04.27

신학의 길을 묻는 이에게

"오늘 이곳에서 살아내야 할 진리, 그것을 가르쳐주신 교수님께"를 포스팅하면서, 역시 오래된 편지 하나를 찾아서 올립니다. 요한 형제가 유학 떠나기 전에 형제에게 썼던 편지입니다. 다시 읽어보니 섣부른, 서툰 조언들이 부끄럽습니다만, 그래도 서두의 "신학함"에 대한 저의 해석은 지금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이 글을 블로그에 옮겨놓습니다. 요한 형제, 제가 모셨던 스승께서는 신학의 모티브는 ‘저항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다분히 유대 신학의 '파토스' 개념에서 비롯한 접근이었지만, 나름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신학을 하나님, 또는 그분의 가르침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라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학문과는 다르게 신학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 삶, 또는 그것을 살아가는..

窓_ 2008.06.12

새로운 생명을 품으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배웁니다

김병년 목사님께, 새로운 생명을 품으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배웁니다. 어찌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에 맞이해야 하는 외로움, 고독, 절망은 다름 아닌, 또 다른 하나님의 얼굴을 마주하는 축복의 시간임을 배웁니다. 아내는 지난 목요일 밤에 병원 응급실에 다녀온 이후, 계속해서 신설동 처형댁에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아직 유산 징후가 있다며 최소 한 달은 절대안정을 취해야 한다며 진단서를 끊어주었습니다. 아내는 학교에 진단서를 내고 한달 정도 휴직을 하려고 하는데, 어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일로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는듯 합니다. 2주 정도는 매일 병원에 가서 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 내일부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내 홀로 병원에 보내야한다는 것이..

霓至園_/rainbow_ 2006.09.01

고니에게

고니에게, '그럭저럭' 그리고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란 표현이 걸리는구나. 내가 연곤의 나이 정도를 지날 때 가졌던 안타까움이 생각난다. 내 삶이 나의 의도와 열정대로 되지 않을 때, 그런 막막함과 맞물리는 일상의 평온함(조금은 피상적 표현일 수 밖에 없지만)은 세상을, 삶을 그리스도인이란 또 다른 표지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자로서 갖게되는 안타까움. 더 나아가 죄책감. 그러나 오늘, 다시 연곤의 메일을 읽으며, 난데없이 김훈이 종종 쓰는 '난감하다'라는 표현이 생각난다. 김훈의 그 표현에도 역시 '막막함'을 읽을 수 있지만, 그는 단순히 거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삶의 진정성을 담아내는 것을 본다. 진정성이란, 현실의 막막함과 부딪히는 자아 깊은 곳의 고민과 안타까움을 발견할 때..

窓_ 200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