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15

서경식에서부터 헬렌 니어링까지

서경식에서부터 헬렌 니어링까지대학가 2011년 7월호 책 소개 책에서 길을 찾다. 그 길 위에서 내 자신을 만나다. _소년의 눈물 (서경식/ 돌베개) 민족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일본어를 모어(母語)로 사용하는, 그리하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린, “언어의 감옥” 속에 갇혀 살았던 재일 조선인 지식인 서경식 선생의 독서 비망록. 사실 우리도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저마다의 존재감을 상실한 채, ‘강요되어진 어떤 존재’로 자라간다. 그의 자의식, 세상과의 불화 혹은 저항, 위태로운 순응의 길, 위선과의 단호한 맞섬, 그리고 아픔의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그 길’ 위에 있음을 알게 된다. 왜 그들은 망루에 올랐을까? _내가 살던 용산 (김성희, 김수박, 김홍모 외/보리) 살기 위해 ..

view_/책_ 2011.11.06

김진형의 서재는 "예지가 살아갈 세상"이다 (대학가, 100621)

대학가 2010년 7-8월호 인터뷰 김진형의 서재는 "예지가 살아갈 세상"이다 김진형에게 서재는? 저에게 책은, 저의 꿈이 자라가는 터, 또는 길 같은 것이죠. 가난했던 십대엔 힘들 때 숨어버리는 도피처이기도 했고, 성공을 꿈꾸며 책을 무섭게 읽기도 하였고, 예수님을 영접했던 스무 살 무렵부턴, 저에게 주어진 부르심을 고민하며 책을 읽었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가슴에 무엇을 품고 살아야 하는가?”, “내 존재를 걸고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하던 긴 여정, 저에게 책 읽기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 서른 무렵, 큰 좌절에 빠졌을 때가 있었어요. 사람에 대한 회의, 오랫동안 꿈꿔왔던 계획의 좌절, 세상에 대한 깊은 절망 등. 참 힘겨웠던 시절, 잠시 책..

기고_/대학가_ 2010.06.21

일상 속으로, 그리고 일상 그 너머 (마이클 프로스트, <일상, 하나님의 신비>)

대학가(2008년 10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일상 속으로, 그리고 일상 그 너머 일상, 하나님의 신비(마이클 프로스트 저│홍병룡 역│2002) 김진형 간사(IVP 문서사역부) 신현기 간사님께, 가을 즈음이 시작될 무렵이면 늘 겪는 오랜 지병처럼, 그렇게 끙끙대며 앓기 시작하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문득, 비탈진 산 중턱을 이겨내고 차오르던 가쁜 숨을 움켜잡고 오른 정상에서, 정복자의 포만감이 아닌 이유와 근원을 알 수 없는 허탈함에 몹시 난감했던 때를 기억합니다. 그리움은 사람을 향한 것이고, 난감했던 허탈함은 내 속 사람을 향한 허기진 마음일진대, 오늘 다시 찾아온 이 그리움과 허탈함에 바삐 가던 길을 끝내 멈춰 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복잡 다난한 정서적 고독을, 단지 ‘가을을 탄다’라고 ..

기고_/대학가_ 2008.09.18

은혜, 그분의 거침없는 사랑 (도널드 맥컬로우, <거침없는 은혜>)

대학가(2008년 9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은혜, 그분의 거침없는 사랑 거침없는 은혜(도널드 맥컬로우│윤종석│2008) 하나님의 사랑은 거침이 없다. 우리의 고정관념 내지는 편견뿐만 아니라 합당하고 온전해 보이는 사고, 가치관, 세계관 역시도 어김없이 극복해낸다. 그분의 사랑은 “우리의 이해에 저지당하실 수 없고, 죄에 막히실 수 없고, 죽음에 꺽이실 수 없고, 정의의 원칙에 제약받으실 수 없고, 심지어 신의 테두리 안에 갇히실 수”(41-42페이지) 없다. 그렇게 그분은 모든 것을 극복해내시고 마침내 우리에게 오셨고, 우리는 그런 그분의 사랑을 ‘은혜’로 고백한다. “하나님의 비하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의 실존 속으로 끝까지 가셨다.”(61페이지) “이 성육신..

기고_/대학가_ 2008.08.18

소망, 그 아름다운 힘 (최민식 외, <소망, 그 아름다운 힘>)

대학가(2008년 6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소망, 그 아름다운 힘 최민식, 하성란 지음│샘터│2006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유품, 1976년생 기계식 완전수동 카메라 Pentax MX는, 오늘의 내가 가진 정서, 그리고 세상을 향한 시선과 상당히 많이 닮아 있다. 어린 시절, 그리고 청소년 시절의 가난함과 지난함을, 그래도 나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내게 남겨주신 아버지의 유품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MX를 유실한 뒤 한동안 극심한 우울증을 앓기도 했고, 고등학교 졸업반이던 겨울방학 때 시작했던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통해 맨 처음 구입한 사치품 역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중고 MX이다. 렌즈를 통해 바라본 세상의 리얼리티는 치열하였으나 감당할만한 것..

기고_/대학가_ 2008.05.08

슬픔의 사람이 말하는 그리움, 사랑, 꿈 이야기 (서준식, <서준식 옥중서한>)

대학가(2008년 5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슬픔의 사람이 말하는 그리움, 사랑, 꿈 이야기 서준식 옥중서한 1971-1988 (노사과연, 2008) 몇 번씩이나 호흡을 멈추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거친 분노, 그러나 그마저도 품고 보듬게 만드는 책들이 있다. 나의 일상적 게으름 내지는 관성과 타성에 젖어가던 무미건조한 가슴을 아프게 만들기도 하고 너무 아파 주저앉을 즈음이면 다시 아득한 위로를 주는 책들이 있다. 내게 있어, 서준식의 책이 그러하다. 닫힌 공간은 존재로 하여금 짙은 외로움에 깊은 좌절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단절의 고통은 존재로 하여금 또 다른 존재와 세상을 향한 분노와 적개심을 갖게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떤 존재들은 닫힌 공간에서 되려, 더 ‘착한 존재’가 되어 타인과 세상을..

기고_/대학가_ 2008.04.14

생존을 모색하기, 희망을 모색하기 (지승호,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대학가(2008년 4월호)_책 읽어주는 남자 생존을 모색하기, 희망을 모색하기 -그리고 ‘희진’에게- 김진형 간사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 오늘의 현실 속에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온갖 불의와 슬픔, 아픔에 대하여 정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깊은 고통을 감당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 까닭에 절망을 마주하는 정직한 시선 속에 우리의 희망은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미래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언급되는 이 명제 앞에, 가슴이 멈추었단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그들에게서 시대의 소명을 받는 일. 그것은 힘들지만, 우리가 붙잡아야 할 희망이고 가야 할 길이라고, 난 그것을 읽었단다(지승호,『..

기고_/대학가_ 2008.03.10

이제 우리 '그 길'의 사람이 되자 (유진 피터슨 & 김기석)

대학가(2008년 3월호)_책 읽는 남자 이제 우리 ‘그 길’의 사람이 되자 • (유진 피터슨/IVP), (김기석/청림) 김진형 간사 다시 한 번, ‘길’을 이야기하자. 우리는 때로,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질문을 던지고 온갖 고민들을 하지만, 정작 성경은 우리가 걷는 그 길 자체가 예수님이라고 말씀한다(요14:16). 우리가 걷는 길 위에 펼쳐져 있는 모든 가능성이 곧 그분이 주신 부르심일 수 있다. 다만 그 길을 걷는 우리의 목적과 자세와 방식은 철저하게 그분을 닮아있어야 한다. 그런 까닭에, 예수께서는 “그 길을 걸으라”고 말씀하시는 것에 그치지 않으시고, 당신께서 직접 그 길을 걸어가심으로 몸소 본을 보이셨다. 그리고 좀더 잠잠히 돌이켜보면, 그 길을 걸어간 또 다른 ‘증인들’을 만날 수 있..

기고_/대학가_ 2008.02.20

내 맘대로 베스트셀러

대학가 2006년 12월호 방학&신년에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내 맘대로 베스트셀러' 김진형 간사 소명 (오스 기니스 저/ 홍병룡 역/ IVP 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만약 어떤 직업적 선택의 수준에서 다루어진다면, 우린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소명은, 하나님의 부르심은, 훨씬 근본적인 부분과 맞닿아있다. 오스 기니스는 말하기를, “소명이란, 하나님이 우리를 너무나 결정적으로 부르셨기에, 그분의 소환과 은혜에 응답하여 우리의 모든 존재, 우리의 모든 행위, 우리의 모든 소유가 헌신적으로 역동적으로 그분을 섬기는 데 투자된다는 진리다”라고 하였다. 누구에게나 소명은 존재한다. 그것을 발견하고 고백하며 받아들이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 있어 두 번째 회심의 사건이었으며, ..

기고_/대학가_ 2006.12.01

함께 존재하는 은혜, 공동체 (장 바니에, <희망의 사람들>)

대학가(2006년 10월호), “따뜻한 공동체를 소망하는 이들에게” 함께 존재하는 은혜, 공동체 •희망의 사람들 라르슈/ 장 바니에 지음/ 홍성사 펴냄 김진형 간사 “우리가 부름 받은 그 길은, 숨겨진 우리의 가난함과 상처와 연약함을 발견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은 우리의 한계와 어두운 부분들과 근본적인 궁핍함을 보게 합니다”(26쪽). 또한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나에게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그분이 숨어 계신 연약한 자와 가난한 자 사이로 그분을 따라가는 것이다”(30쪽). 라르슈 공동체를 설립한 장 바니에 신부의 고백이다. 정신지체 장애인 공동체 라르슈(L’Arche)는 프랑스의 트로즐리 브뢰이에서 1964년에 설립되어 현재 28개국에 103개 공동체로 확산되..

기고_/대학가_ 2006.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