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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와 이력서 사이

※ 〈기획회의〉 456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사직서와 이력서 사이 김진형, ‘아직은’ 생각의힘·아토포스 편집장 soli0211@gmail.com 헤아려보니 출판사에서 일한 지 십사 년 정도 되었습니다. 십사 년간 세 곳의 출판사에서 일했습니다만, 컴퓨터 하드 속에 감춰두었던 사직서를 꺼내어 슬쩍 날짜를 적어보거나 이력서에 그간의 세월을 보완해놓는 일은 훨씬 잦았습니다. 사직서와 이력서를 새삼 확인해보는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의 시간들은 유난히 빠르게 흘렀습니다. 거취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들을 다독여 그들의 자리로 다시 돌려보내곤 했지만 정작 제 자신은 쉬이 흔들리고 무너지곤 했습니다. 노동자로서의 자괴감을 토로하는 후배들에게 저는 그들에게 쉬이 동조하기보다는 정색하며 말하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편집자는 노..

2017년 나의 책 나의 저자

2017년 나의 책 나의 저자 언제부턴가 좋은 사람보다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좋았다. 그것이 잠시 부끄러웠던 적도 있었다. 좋은 사람이지만 좋아할 수 없는 사람도 생겨났다. 한때 좋은 사람을 좋아할 수 없는 것은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는 공적 영역 혹은 사적 관계들의 교집합에서 이루어진다. 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돌출된다. 그에 합당한 기준이나 자격 따위는 그다음에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 여겼던 건 대개 내가 힘겨운 시절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책도 그러하다. 좋은 책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나의 고독과 슬픔과 좌절을 위로한다. 내가 고독과 슬픔과 좌절을 지날 때 이 책들이 내 곁에 있어주었다. 좋은 ..

view_/책_ 2018.01.21

2017년 올해의 책 _ 기독교

2017년 기독교 분야의 책을 손꼽아 보았습니다. 엄정한 심사와 객관적 기준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게다가 제가 읽은 기독교 책이 얼마 되지 않기에(심지어 아래 책 중 개정판들은 거의 읽어 보지도 않았답니다. 그저 제게 좋았던 책들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들만 추려보았어요. + 출간 순서입니다. + + 《현명한 피》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허명수 옮김|IVP 펴냄|17년 4월 1952년에 발표한 오코너의 장편소설. 이 소설이 왜 이제서야 한국에 소개되었는지 그게 의아할 뿐. 《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 왜 신앙의 언어는 그 힘을 잃었는가?마커스 J. 보그 지음|김태현 옮김|비아 펴냄|17년 4월 나는 기독교 신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그리고 기독교의 삶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핵심은 언어..

view_/책_ 2018.01.16

예지원 아이들의 생활통지표 종합 의견

예지원 아이들이 생활통지표를 받아왔습니다. + 4학년 예지 여러 모로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예지는 글이나 말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뛰어난 능력이 있고, 또래에 비해 높은 감수성을 가지고 있으며, 똑같은 장면을 보아도 다르게 표현할 줄 아는 눈을 갖고 있음. 어떤 친구라도 관심과 사랑으로 포용할 줄 알고, 특히 약한 존재에 대한 사랑과 보살핌이 남다름. + 학생들을 이렇게 세심히 관찰해주신 선생님도 최고세요! + 1학년 예서 감수성이 풍부하고 남다른 개성을 지녀 다른 사람에게 휩쓸리지 않고, 나름대로 정해진 원칙과 계획대로 행동하며, 설득력과 언어능력이 뛰어난 편임.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언제나 잘 지내는 재미있는 친구임. 체육과 기능이 뛰어나 운동하..

霓至園_/rainbow_ 2018.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