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아내에게 장미선인장을 선물했다. 그리고 재작년에 목숨을 다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며칠 전, 아내가 베란다 창틀에서, 새끼손가락 만한 장미선인장이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장미선인장 화분이 놓여 있던 자리, 어미에게서 떨궈진 생명이었을 것이다. 일 년을 넘게, 겨우내 겨울바람에 맞서 살아난 생명이다. 아내가 조그마한 찻잔에 거처를 마련하여 계란 껍질로 집을 만들어 옮겨놓았다. 그랬더니 초록빛깔은 더욱 성숙해졌고, 키도 조금 더 자랐다. 보잘것없는 생명이란 없는 것이다.
절망의 늪에서조차
내 시간의 가지마다
새순 틔워내는
그대
나의 사랑아
김연수의 시,
"사랑은 존재를 흔드는 아픔이어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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