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힘 5

4차 산업혁명은, 없다

2017 Vol. 18호 4차 산업혁명은, 없다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 경제 혁명 100년의 회고와 인공지능 시대의 전망》로버트 J. 고든 지음, 이경남 옮김, 김두얼 감수, 생각의힘 펴냄, 2017년 7월 김진형(생각의힘 편집장)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2011년 독일 정부는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추진하며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세계가 직면할 화두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은 로봇, 인공지능(AI), 생명과학, 빅데이터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지난 대선에서 유력 후보들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한다고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

기고_/etc_ 2017.11.07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자들을 위한 불경한 책

■〈CMR〉(기독경영연구원) 2017년 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자들을 위한 불경한 책 《래디컬: 급진주의자여 일어나라》사울 알린스키 지음|정인경 옮김|생각의힘 펴냄|2016 미국의 지난 대선 정국에서 샌더스 열풍이 거세게 불었을 때, 한 비평가는 다음과 같이 썼다. “오늘날 하나의 유령이 미국을 배회하고 있다. 사울 알린스키라는 유령이.” 이는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로 시작하는 《공산당 선언》 첫 문장의 오마주다. 2015~2016년 미국 정치 혁명의 주역으로 부상했던 버니 샌더스는 무명의 아웃사이더였다. 샌더스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밝히면서 부의 불평등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고 ‘1퍼센트에 맞서는 99퍼센트’의 싸움을 이끌었다. ..

기고_/etc_ 2017.01.04

한파의 시대를 견딜 수 있는 화톳불 같은 책

김재수 선생님께, 처음 편지를 드린 것은 작년 11월, 첫겨울 무렵이었습니다. “경제학은 밥과 사람의 관계로부터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해명하는 학문”이라는 고故 정운영 선생님의 문장을 인용하였지요. ‘밥’은 세상사의 고달픔, ‘사람’은 그 고달픔을 살아내는 이들의 은유겠지요.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사람은 결코 홀로 규정될 수 없으며, 결국 우정과 사랑, 고독과 연대 사이에서 그 본질을 규명해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무릇 경제학도 그 맥락에서 당위를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흘러 다니는 무수한 말들 속에서, 선생님의 글을 견고한 텍스트로 오래 간직해야겠다는 다짐도 거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출간 제안을 드린 다음 날, 선생님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첫눈이 내..

view_/책_ 2016.10.25

희망과 슬픔의 책들 사이에서(기획회의 395호)

기획회의 395호(2015년 6월 30일) 희망과 슬픔의 책들 사이에서 김진형(생각의힘 편집장) 명멸하는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길을 잃을 때가 있었고, 길을 잃어야만 닿을 수 있는 삶의 진실이 있었다. 간혹 이곳은 하나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같다는 생각이다(또는 여러 가상현실을 동시에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페르소나의 욕망들이 발현하여 불의에 분노하고 정의를 부르짖으며 진실을 요구하지만, 정작 세상은 지독한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슬픔의 사람들을 포위하고 겁박한다. 세상의 슬픔은 굳건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평온하다. 여성과 성소수자를 둘러싼 수많은 층위의 말들이 전위를 호령하지만, 가부장적 폭력을 일삼는 우리의 내면과 일상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통찰을 거..

이직移職

책담, 안녕_2015년 6월 12일 책담을 만들던 시간들과 책담이란 이름으로 책을 만들던 시간들에게, 이곳에서 만들었던 책들과 만들고 싶었으나 만들지 못한 책들에게, 한 권의 책을 마감한 직후 습관처럼 카페 트위드를 찾아 듣던 비틀즈의 노래들에게,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 홀로 호사를 누리던 제인버거의 손맛들과 종종 황홀경에 빠뜨리던 망원시장 떡볶기집들의 유혹들과 시장 한 모퉁이 2000원짜리 칼국수의 후한 인심들에게, 가장 먼저 봄을 알리던 성미산의 꽃들과 내 가슴속 슬픔을 아우르던 한강변에 살던 조용한 바람들에게, 확신이 아닌 질문을 벼릴 수 있도록 보듬던 절두산과 양화진의 숭고한 죽음들에게, 지치고 외롭고 고달플 때 나를 위로하던 우정의 사람들에게 작별의 인사를 전한다. 책담과 망원, 그들과 함께했던..

窓_ 201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