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
제가 꿈꾸는 독서 모임은 한 마디로 "우리 이 책 읽었네"하지 않는 모임입니다. 어떤 저자의 유명한 책을 읽었다는 것으로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는 모임에는 흥미 없거든요.
한 권을 읽되 최소한 3번은 읽고나서 그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저 처럼 머리 나쁜 사람들의 겸손한 모임이면 좋겠습니다(머리 좋고 대단한 분들은 정중하게 사양입니다).물론 한 권을 가지고 세 달을 연거푸 읽는 것은 지양해야 하겠고, 세 번을 읽으려면 책의 선정에 신중해야 하겠지요.
어떤 책을 읽을 것이냐는 특정 주제에 한정 되지 않으면 좋겠고, 어느 한 주제에 너무 깊게 몰입한 책 역시 지양하고 싶습니다. 그런 분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독서모임에 나가셔야 하겠지요. 저는 교양과 상식의 중요성을 존중하는 분들과 우리들의 잘못된 상식이나 싸구려 교양을 교정해 줄만 한 책을 읽고 싶습니다. 한 권을 세 번 읽되, 읽을 때마다 매번 흔적을 남기면서 그 변화의 과정이랄까 관심의 변화를 살피는 것도 재미 있겠다 싶거든요. 하지만 그런 모임을 시작할 용기가 제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