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 2

해명되지 않는 울음의 이유를 묻는 대신

어스름한 저녁 빗줄기에 우울이 내려앉을 때, 섬세하지 못한 언어가 육체의 피곤을 핑계로 당신의 마음을 할퀼 때, 누군가 무심히 던졌던 말이 가슴의 체증으로 박힐 때, 미처 처리하지 못하거나 혹은 이루지 못한 일들로 얽힌 불면의 한밤을 서성일 때… 우리는 사소한 것에 마음이 무너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오랫동안 피로와 통증, 오해와 억울함, 포기와 좌절, 상처와 슬픔이 퇴적되고 적루된 삶의 울음과도 같을 것이다. 늘 괜찮다고 말했던 남자도, 꿋꿋하게 버티던 여자도, 투명에 가까운 마음을 가졌을 것 같던 열 살 아이라고 할지라도, 문득 작고 소소한 일상의 균열을 부여잡고 울음을 터뜨린다. 당신 때문에 우는 게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당혹스럽다. 그런 울음을 마주할 때, 차마 울지 못해 더욱 견고한..

窓_ 2016.04.21

세월호 2주기

안부를 물었다. "잇달아 발생하는 사건들의 끊임없는 사슬로 과거와 현재는 연결된다"는 체호프의 문장으로 위로하며, 그 문장 앞에서 울었던 소설 속 '한 어미와 딸'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었다. 그러나 위로받은 건 이번에도 나였다. 그리고 그들이 나의 안부를 물었다. 2년째 오늘은 4월 16일이다. _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에서 세월호 분향소 1주기, 2주기에 접은 종이배. 우리 집 거실.

窓_ 201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