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 2

이직移職

책담, 안녕_2015년 6월 12일 책담을 만들던 시간들과 책담이란 이름으로 책을 만들던 시간들에게, 이곳에서 만들었던 책들과 만들고 싶었으나 만들지 못한 책들에게, 한 권의 책을 마감한 직후 습관처럼 카페 트위드를 찾아 듣던 비틀즈의 노래들에게,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 홀로 호사를 누리던 제인버거의 손맛들과 종종 황홀경에 빠뜨리던 망원시장 떡볶기집들의 유혹들과 시장 한 모퉁이 2000원짜리 칼국수의 후한 인심들에게, 가장 먼저 봄을 알리던 성미산의 꽃들과 내 가슴속 슬픔을 아우르던 한강변에 살던 조용한 바람들에게, 확신이 아닌 질문을 벼릴 수 있도록 보듬던 절두산과 양화진의 숭고한 죽음들에게, 지치고 외롭고 고달플 때 나를 위로하던 우정의 사람들에게 작별의 인사를 전한다. 책담과 망원, 그들과 함께했던..

窓_ 2015.06.22

아이의 희망과 나의 슬픔

아빠, 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밤새 예지의 섣부른 다짐이 아른거렸다. 어른이 되고픈 저 아이는, 어른이 된 세상에서는 더욱 자유로울 것이라고, 지금의 두려움은 아무것도 아닐 만큼 단단해질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에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 망설이다 그냥 웃고 말았다. 웃고는 있으나 짐짓 미안하고 슬펐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섣부른 것은 저 아이의 다짐이 아니라 나의 슬픔이 아닐까란 생각에 다다를 즈음, 아침을 맞이하였다. 오염되지 않은 바람이 나를 오래 기다려 맞이한 아침, 아득한 시선 넘어 저 바람의 나라엔 굳센 순수의 아이만이 살아남는다는 오랜 전설이 기억난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은 나도 저 아이처럼 이 세상을 좀더 굳세게 살아야겠다고, 순수의 시절에 꿈꿨던 어른으로 도약하고 싶다고 ..

霓至園_/rainbow_ 2015.06.02